[화학을 시작하기 전에] 물질의 분류








앞에서 화학은 물질과 그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화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물질은 무엇인가? 전통적인 개념으로는 무엇인가를 ‘물질’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것이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질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질량을 가지고 있는 공기는 물질이지만 파동인 소리는 물질이라고 할 수 없다.


물질의 분류


물질 자체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물질을 체계적으로 분류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혼합물이다. 혼합물은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물질이 각 물질 자체의 조성 및 성질의 변화 없이 섞인 물질인데 섞인 상태에 따라 균일 혼합물과 불균일 혼합물로 나눌 수 있다. 


그림 1 균일혼합물에서 용질의 상태




균일혼합물은 혼합물의 어느 부분이나 분자 또는 이온의 수준에서 동일한 조성을 갖는다. 그림 1는 이온과 분자가 녹은 균일 혼합물을 각각 보여준다. 그림 1a를 보면 양전하를 띤 이온과 음전하를 띤 이온이 각각 용매에 둘러싸여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왼쪽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이온들끼리 결합하고 있는 결정 부분이 남아 있다면 그 부분은 조성이 다르기 때문에 균일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림 1b는 메탄올 분자가 역시 용매에 완전히 둘러싸여 분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이온이나 분자가 용매에 둘러싸여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투명하게 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이온이나 분자는 극히 작아 빛을 산란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불균일 혼합물은 서로 다른 조성을 가진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돌은 불균일 혼합물이다. 우유나 흙탕물처럼 불투명한 용액은 대부분 불균일 혼합물이다. 우유나 흙탕물이 불투명한 이유는 빛을 산란시킬 수 있는 입자가 있기 때문인데 그 입자는 나머지 액체 부분과 다른 조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우유는 얼핏 보기에는 균일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방 분자들이 모여 있는 미세한 입자가 있어 이 부분의 조성은 나머지부분과 다르게 된다. 이와 같은 혼합물은 증류, 거름, 크로마토그래피 등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순물질로 분리할 수 있다. 

순물질은 화합물과 원소로 나눌 수 있는데 화합물은 두 가지 이상의 원소가 결합하고 있으며 어느 부분이나 일정한 조성을 가지고 있다. 화합물은 화학적인 과정에 의해 원소로 쪼개질 수 있다. 원소는 화학적인 방법으로 더 이상 간단한 물질로 나누어질 수 없다.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기억해야할 것은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들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수소, 질소, 산소, 염소 등의 원소들은 두 개의 원자가 결합한 이원자 분자 (H2, N2, O2, Cl2)로 존재하는 반면 헬륨이나 네온은 단원자 (He, Ne) 상태로 존재한다. 금속들은 여러 개의 원소가 금속결합으로 연결된 상태로 존재한다.


그림 2. 결합방식에 의한 물질의 다양성. 두 화합물이 모두 다섯 개의 탄소와 12개의 수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결합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성질을 갖는 화합물이 된다.


자연계는 다양성으로 가득 차 있다. 다양한 물질과 다양한 생물들이 이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은 소수의 원소로부터 만들어진다. 마치 한글이 몇 개의 자음과 모음을 가지고 무한한 종류의 단어를 만드는 것처럼 자연계에서는 소수의 기본 단위체로부터 다양성을 만들기 위해 조합법(combinatorial system)을 사용한다. 

특히 탄소가 포함되는 유기화합물의 경우에는 탄소의 수와 여기에 결합하는 원자들의 종류에 따라 무한한 종류의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심지어는 그림 2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동일한 수의 탄소와 수소를 포함할 경우에도 결합에 따라 서로 다른 화합물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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