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의 성질에서 나타나는 주기성
원자 번호가 증가하면서 이온화 에너지, 전자 친화도, 원자 반경등과 같은 원자의 여러 가지 화학적 성질들은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이러한 주기성은 앞에서 말한 전자배치로 설명할 수 있으며 주기율표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주기성을 나타내는 성질의 하나로, 중성 원자에서 전자 하나를 제거할 때 요구되는 에너지를 1차 이온화 에너지(First Ionization Energy)(I1)라 부른다.
X(g) → X+(g) + e-
이러한 1차 이온화 에너지가 원자번호에 따라 변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 그림 1인데 이 그림은 1차 이온화 에너지 값이 주기율표의 주기와 일치하여 변화함을 보여준다.
그림 1 원자번호에 따른 1차 이온화 에너지 값의 변화. |
양이온에서 다시 전자를 하나 더 제거하여 +2가 양이온을 만들 때 필요한 에너지는 2차 이온화 에너지(I2), 또 전자를 제거하여 +3가 이온을 만들 때의 에너지를 3차 이온화 에너지(I3), 등으로 부른다.
A(g) → A+(g) + e-I1= 580kJ/mol
A+(g) → A2+(g) + e-I2= 1,815kJ/mol
A2+(g) → A3+(g) + e-I3= 2,740kJ/mol
A3+(g) → A4+(g) + e-I4= 11,600kJ/mol
표 1은 3주기 원소들의 이온화 에너지 변화를 보여준다. 표 가운데 부분의 계단과 같은 경계선은 이온화 에너지가 급격하게 변하는 경계를 보여준다. 이것으로부터 원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최외각 전자껍질의 전자들이 모두 제거될 때 까지는 이온화 에너지가 완만하게 증가 하다가 그 다음 안쪽 전자껍질의 전자가 제거되려면 이온화 에너지가 급격하게 증가함을 보여준다. 최외각 껍질 안쪽에 있는 전자들을 중심 전자들(Core Electrons)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마그네슘(Mg)의 경우 처음 2개의 전자를 제거하는 단계에서는 이온화 에너지가 735 kJ/mol에서 1445 kJ/mol로 약 2배 증가하지만 세 번째 전자를 제거할 때는 약 5배로 급격하게 증가하여 7730 kJ/mol이 된다. 이것은 마그네슘의 전자배치가 1s22s22p63s2이며 처음 2개의 전자는 n=3인 M 껍질에 들어있는 반면에 세 번째 전자는 n=2인 껍질에 들어있어서 훨씬 더 안정한 전자이기 때문에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실험 결과들은 앞에서 설명한 전자껍질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표 1 제3주기 원소들의 이온화 에너지 값(kJ/mol)의 변화. |
(생각해 보는 문제) 마그네슘에서 처음에 제거되는 두 전자는 똑같이 3s 오비탈에 채워져 있는데 왜 2차 이온화 에너지가 1차 이온화 에너지 보다 훨씬 더 큰지 설명하라.
한편 중성 원자에 전자 하나가 더하여지는데 관여하는 에너지 변화를 전자 친화도(Electron Affinity)라 부른다.
X(g) + e-→ X-(g)
처음 20개 원자들의 전자 친화도가 그림 2에 나타나 있는데, 이것 역시 주기율표의 주기성과 일치하는 변화를 보여준다. 최외각 전자 껍질에 하나의 전자만 더해지면 완전히 채워진 전자껍질이 만들어지는 7족 원소들의 전자 친화도 값이 유난히 크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앞으로 사용하게 될 8전자 규칙과 연관성이 있다.
그림 2 원자번호에 따른 전자 친화도 값의 변화. |
또한 원자의 대략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원자 반지름(Atomic Radius)의 변화를 그림 2에 나타내었는데, 이것 역시 주기율표와 대응하는 주기성을 나타낸다. 동일한 족에 속하는 원자들 사이에서는 아래 주기로 가면서 원자의 크기가 증가함을 보여준다.
이것은 아래 주기로 내려가면서 새로운 전자껍질이 더해지기 때문에 원자 반경이 증가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3족에 속하는 첫 번째 원소인 붕소는 K-껍질과 L-껍질에 전자가 채워져 있으며 원자 반지름이 88 pm(=10-12m)이지만 두 번째 원소인 알루미늄은 K-껍질, L-껍질 바깥에 있는 M-껍질에 전자가 채워져 있으며, 따라서 원자 반지름이 143 pm로 증가하였다.
반면에 같은 주기에 속하는 원소들 중에서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즉 원자번호가 증가할수록 원자의 크기가 오히려 작아진다. 그 이유는 원자번호가 증가하면 그에 따라서 원자핵의 전하가 증가하여 외각 전자를 더 가깝게 끌어당겨서 최외각 전자껍질의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즉 이 경우에는 원자번호가 증가하면서 그에 비례하여 더 많아진 전자 사이의 반발력으로 인한 전자껍질의 팽창보다는 증가한 원자핵의 전하로 인한 전자껍질의 수축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자번호가 5번이고 전자가 5개인 붕소 원자보다 원자번호가 6번이며 전자가 6개인 탄소의 원자 반지름이 더 작아지게 된다.
즉 이 경우에는 원자번호가 증가하면서 그에 비례하여 더 많아진 전자 사이의 반발력으로 인한 전자껍질의 팽창보다는 증가한 원자핵의 전하로 인한 전자껍질의 수축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자번호가 5번이고 전자가 5개인 붕소 원자보다 원자번호가 6번이며 전자가 6개인 탄소의 원자 반지름이 더 작아지게 된다.
한편 원자번호는 동일하면서 전자의 수가 다른 이온들을 비교하면, 전자의 수가 많을수록 전자사이의 전체 반발력이 커져서 원자 반지름이 증가하며, 비슷한 이유로 전자의 수가 작아지면 원자 반지름이 작아진다. 따라서 산소의 양이온, 중성원소, 음이온의 크기는 O+1< O < O-1과 같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원자들의 여러 가지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조사해 보면 일정한 주기성이 발견된다. 그러나 주기율 표 자체는 원소들의 화학적인 반응성에서 나타나는 성질들의 공통점들과 주기성에 바탕을 두고, 현대의 원자모델이 완성되기 이전인 1869년에 멘데례프(Dmitri Mendeleev; 1834-1907)에 의하여 발견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자의 구조와 주기성 부분에서 공부한 원자구조, 즉 원자 내 전자 배치는 위에서 설명한 원소들의 성질에 나타나는 주기성과 주기율표의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원자 오비탈과 원자 오비탈에 채워지는 전자 배치의 개념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이라 할 수 있다.
그림 3 피코미터(10-12m) 단위로 나타낸 원자의 반지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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