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촉매인 효소는 하나의 단백질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열, 강산, 강알칼리나 유기용매 등에 의하여 쉽게 활성을 잃는다. 이렇게 변성되기 쉬운 효소를 인위적으로 만든 외부 환경에서 이용하는 것은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효소의 고정화(enzyme immobilization)란 효소를 화학적인 방법이나 물리적인 방법에 의해 인위적으로 그 이동성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생체 내에서는 수천 가지의 효소가 세포막, 세포 내 소기관, 또는 거대분자들에 의해 일종의 고정화된 상태로 존재하지만, 이것은 앞으로 설명할 고정화 효소와는 기술적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공업적인 이용에 있어서 반응종료 후, 효소만을 변성시키지 않고 회수하여 다시 이용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반응액 중에 남아있는 활성을 가진 효소를 일부러 불활성 시켜 생성물을 분리하는 것은 고가의 효소를 낭비하는 비경제적인 일이다. 따라서, 효소를 적당한 방법으로 고정화함으로써 효소의 재사용과 연속사용을 할 수 있다. 여기서 고정화 효소의 특성과 제조하는 방법, 그리고 어디에 이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효소의 특성
생명체를 유지시키는 수많은 생화학 반응들은 거의 모두가 효소(enzyme)에 의해 이루어진다. 효소는 화학 촉매제의 일종이지만 몇 가지 관점에서 볼 때 차이가 있다. 화학 촉매에 의한 반응은 대부분 높은 온도와 압력, 매우 높거나 낮은 pH 상태에서 일어나지만, 효소에 의한 촉매반응은 100℃ 이하의 온도, 낮은 압력, 중성에 가까운 pH 상태에서 일어난다.
또 효소는 화학 촉매제보다 기질(substrate)과 생성물(product)에 대한 특이성이 높다. 그러므로 효소에 의한 반응은 거의 부산물(by-product)을 만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리보솜(ribosome)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때 효소에 의해 촉매되는 경우 1000개의 아미노산이 만들어지지만 실수로 잘못 만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나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경우에는 반응이 불완전하게 일어나며 부가적인 다른 반응까지 같이 일어나서 100개 정도의 아미노산밖에 만들지 못한다. 효소는 대부분 기질의 농도에 따라 촉매 작용의 속도가 다양하게 변한다.
효소는 분자량이 15,000달톤~수백 만달톤인 고분자 단백질이며 이미 2,000 종류 이상이 알려져 있다. 효소의 이름은 끝에 -ase의 접미사가 붙는다. 아밀로스(amylose)의 분해효소인 아밀라제(amylase)와 같이 작용하는 기질 이름 위에 붙는 경우와 알코올 탈수소화효소(alcohol dehydrogenase)처럼 촉매가 작용하는 반응명칭 뒤에 붙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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