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결합과 분자구조] 분자들 사이의 인력









Interaction



앞에서 언급한 녹는점, 끓는점, 증기압, 휘발성, 적심 (wetness), 표면장력, 점도, 용해도 등 여러 가지 물리적 성질을 지배하는 요인은 바로 입자들 사이의 인력이다. 녹는점. 끓는점, 표면장력, 점도 등의 성질은 입자들 사이의 인력이 강할수록 높아지고 증기압, 휘발성은 인력이 약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앞에서 이온결합 화합물의 기본입자는 이온이며 이들 사이의 인력은 강한 이온결합이기 때문에 이온결합 화합물의 녹는점이나 끓는점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이야기 했었다.


그림 1 전기장에서 극성 분자들의 방향


공유결합을 하고 있는 화합물 즉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그것은 분자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앞에서 극성 분자들은 쌍극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쌍극자는 분자로 하여금 마치 자석과 같은 성질을 갖도록 한다. 그림과 같이 흘러내리는 물에 자석이나 정전기를 띤 풍선을 갖다 대면 물의 흐름이 구부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물이 쌍극자를 가지고 있는 극성 분자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극성 분자들을 비커에 넣고 전기장을 걸어주지 않을 때는 무질서한 상태로 존재하지만 전기장을 걸어주면 음전하를 띤 부분은 (+)극으로 양전하를 띤 부분은 (-)극을 향하여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된다(그림 1).


그림 2 쌍극자-쌍극자 인력과 이온-쌍극자 인력


이와 같이 쌍극자를 가지고 있는 분자들 사이에는 그림 2 (A)에서 보는 것과 같은 형태의 쌍극자-쌍극자 인력이 존재한다. 이는 마치 자석들이 서로 달라붙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극성 분자들은 부분적인 전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림 2 (B)에서 보는 것처럼 이온들과도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그림 3는 4A, 5A, 6A, 7A 족 원소들의 수소 화합물의 끓는점의 변화를 보여준다. 각 족에 있는 원소들은 주기가 낮아질수록 끓는점이 낮아지는 일정한 경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H2O, HF, NH3 세 화합물은 이 경향에서 벗어나 예외적으로 매우 높은 끓는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 세 화합물이 단순한 쌍극자-쌍극자 인력이 아닌 다른 형태의 더욱 강한 인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림 3 물리적인 특성이 주기성에서 벗어나는 화합물들


이 세 화합물은 전기음성도가 높은 원자에 수소 원자가 결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수소 원자는 한 개의 양성자와 한 개의 전자로 이루어져 있어 크기가 매우 작다. 이렇게 크기가 작은 수소에 있는 부분적인 양전하가 이웃 분자의 음전하와 상호작용을 할 때는 그림 4에서 보는 것처럼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할 수 있다. 전하들 사이의 인력의 크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매우 큰 인력이 작용하게 된다. 이렇게 수소가 관여하는 특별한 형태의 인력을 수소결합이라고 한다.


그림 4 물 분자 사이의 수소결합


수소결합은 마치 수소가 전기음성도가 높은 두 원자 사이에 끼여 있는 것과 같은 구조로 형성된다. 그림 5은 물이 액체 상태(그림 A)와 고체 상태(그림 B)에 있을 때의 수소결합을 보여준다. 


그림 5 액체 상태와 고체 상태에서 물의 수소결합


수소결합은 서로 다른 분자들 사이에서도 형성될 수 있는데 그림 6에 그 몇 가지 예가 나와 있다. 마지막으로 극성이 없는 분자들 사이에 형성되는 런던 힘 (London force)에 대해 알아보자. 분자 내부에 있는 전자들은 정지한 상태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짧은 순간 한 쪽으로 전자의 치우침이 생겨난다. 


그림 6 다양한 형태의 수소결합들


그 결과 그림 7의 두 번째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일시적으로 쌍극자가 형성된다. 이 분자의 쌍극자는 다시 이웃 분자의 전자 분포에 영향을 주어 이웃 분자에도 세 번째 그림과 같은 쌍극자가 유도된다. 극성 분자들의 쌍극자는 영구적인 것이지만 비극성 분자들의 쌍극자는 일시적이고 약하다.


그림 7 런던 힘의 형성 과정


비극성 분자들에서 런던 힘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는 원칙을 알아두는 것이 유용하다. 런던 힘의 크기는 분자 내에서 전자가 치우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편극도 (polarizability)에 비례한다. 편극도는 분자의 크기 즉 분자량이 클수록 커진다. 이것은 물풍선의 크기가 클수록 더 많이 출렁거리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 1를 보면 다섯 가지 비극성 분자들의 녹는점을 비교하였는데 분자량이 클수록 녹는점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분자의 크기가 커지면서 편극도가 증가하고 그 결과 분자간 인력인 런던 힘이 증가하여 녹는점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분자량이 동일한 두 분자 사이에서는 표면적이 넓은 분자가 더 런던 힘이 크다.



화합물

녹는점

CH4

CF4

CCl4

CBr4

Cl4

-182.5

-150.0

-23.0

90.0

171.0

표 1 분자의 크기에 따른 녹는점의 규칙적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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