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의 법칙
고체나 액체와는 달리, 기체는 이들의 화학적 조성이 다르더라도 유사한 물리적 성질을 나타낸다. 기체의 물리적 상태는 4가지 변수 즉, 압력 (P), 온도 (T), 부피 (V), 그리고 몰 수 (n)에 의해 정의된다. 이들 변수들 간 관계를 기체 법칙(gas law)이라 한다.
1. 보일 (Boyle)의 법칙 : 부피와 압력 사이의 관계
같은 양의 기체에 대해 일정한 온도에서, 압력이 증가하면 기체의 부피는 감소하고 압력이 감소하면 기체의 부피는 증가한다. 이와 같은 기체의 부피와 압력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은 그림 5과 같은 J자 모양의 유리관을 사용한다. 그림 5-(a)에서와 같이 좌, 우 수은 기둥의 높이가 같을 때, 빨간색의 기체 압력은 대기 압력과 같다. 그림 5-(b)에서 수은을 더 첨가하여 압력이 증가되면 기체의 부피가 감소한다. 이 경우 기체의 압력은 대기압에 좌, 우 수은 기둥의 차이에 해당하는 압력을 더한 값이다. 그림 5-(c)와 (d)로 감에 따라 압력은 더 증가하며, 결국 기체의 부피는 그에 비례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가해진 압력이 감소한다면, 기체의 부피는 점점 증가하게 된다.
그림 5 부피와 압력 사이의 관계 |
보일의 법칙은 기체의 압력과 부피 간의 관계를 설명한 것으로, 일정 양의 기체에 대해 일정한 온도에서 기체의 부피는 압력에 반비례함을 나타낸다.
V ∝ 1/P
여기서 V는 기체의 부피이고, P는 기체의 압력이다. 그리고 기호 ∝는 비례를 나타낸다. 이 식은 비례상수 k1을 포함해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V = 상수 x 1/P 또는 V = k1 x 1/P
이 식은 또한 다음과 같이 변형된다.
PV = 상수 또는 PV = k1
이 식의 의미는 온도가 일정한 조건 아래서 일정량의 특정 기체에 대해, 부피와 압력의 곱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다.
그림 6 부피와 압력의 관계 |
이 식은 그림 6의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림 6-(a)는 PV = k1의 그래프이고, 6-(b)는 P = k1 x 1/V 의 그래프이다. 일정량의 기체에 대해 일정 온도에서, 기체의 부피와 압력 값들이 다를지라도, 이들의 곱인 P x V는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일의 법칙은 일정한 온도에서 일정량의 기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P1 x V1 = k1 = P2 x V2
P1 x V1 = P2 x V2
여기서 P와 V에 붙어있는 숫자 1과 2는 상이한 두 경우 (온도와 기체의 양은 같지만)에서 각각의 압력과 부피를 나타낸다.
예제 3 1.50 atm의 압력을 가진 어떤 기체 3.00 L가 있다. 일정한 온도에서 이 기체의 압력을 4.50 atm으로 증가시킨다면, 그 때의 부피는 얼마인가?
풀이. 상태 1에서의 압력 (P1) = 1.50 atm, 부피 (V1) = 3.00 L 상태 2에서의 압력 (P2) = 4.50 atm, 부피 (V2) = ? P1 x V1 = P2 x V2 이므로, (1.50 atm) × (3.00 L) = (4.50 atm) × V2 따라서 V2 = 1.00 L. 즉, 압력을 3배로 하면, 부피는 1/3로 감소하게 된다. |
예제 4 어떤 기체는 1.00 atm에서 4.75 L의 부피를 가지고 있다. 일정한 온도에서 이 기체의 압력을 950 torr로 증가시켰을 때의 부피는?
풀이. 상태 1에서의 압력 (P1) = 1.00 atm, 부피 (V1) = 4.75 L 상태 2에서의 압력 (P2) = 950 torr × (1atm/760torr) = 1.25 atm, 부피 (V2) = ? 위의 예제 8.3과 같은 방법으로, (1.00 atm) × (4.75 L) = (!.25 atm) × V2 따라서 V2 = 3.80 L 혹은 다른 방법으로 atm을 torr로 바꾸면, (760 torr) × (4.75 L) = (950 torr) × V2 마찬가지로, V2 = 3.80 L |
2. 샤를의 법칙: 부피와 온도 사이의 관계
한 쪽 끝에 피스톤이 장치되어 있는 실린더 안에 기체가 들어있다(그림 7). 실린더 안 기체의 양은 외부와의 출입이 없기 때문에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또한 기체에 작용하는 압력을 대기압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피스톤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조건 아래서 기체의 온도를 올리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 것인가?
그림 7 피스톤 현상 | 그림 8 샤를의 법칙 |
기체의 온도가 올라가면, 기체의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피스톤은 위로 올라가게 된다. 즉,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는 증가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부피는 감소한다. 여기서의 온도는 섭씨온도이다. 이와 같이 기체의 부피는 섭씨온도에 따라 변하지만, 부피와 섭씨온도 사이에는 직접비례 관계가 없다. 섭씨온도를 두 배로 했을 때 부피가 두 배로 되지는 않는다 (일정량의 기체와 일정한 압력 조건 아래서). 이것을 표시해 놓은 것이 그림 8의 실선 부분이다.
이와 같이 어느 일정한 압력에서 표시된 점들을 이으면 직선이 되지만, 이 직선이 원점을 통과하지는 않는다. 직접비례 관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직선이 원점을 통과해야 한다. 이 직선을 부피가 0으로 되게끔 연장하면, 섭씨온도는 -273.15℃가 된다. 샤를은 이 최저 온도 (-273.15 ℃)를 기준으로 하는 새로운 온도척도를 제시했다. 이 온도를 절대영도라 한다. 이 온도 척도에서의 각 단위눈금은 섭씨온도의 도와 같은 크기를 가진다.
따라서 이 절대척도의 각 온도는 섭씨척도의 같은 온도보다 273.15 단위눈금 만큼 더 크다. 이 절대온도척도는 기체 온도계를 처음으로 제안한 켈빈 (Kelvin)의 이름을 따 켈빈척도라고도 불리우며, K로 표시한다. 이것은 섭씨의 도 (°)와 같은 크기의 단위눈금을 갖는다. 하지만 도 (degree)라는 용어와 도 (°)라는 기호는 켈빈척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t를 섭씨온도, T를 절대온도라 하면,
T = t + 273.15
이와 같이 절대온도 척도를 정의함으로써 샤를의 법칙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일정압력에서 일정량의 기체에 대해 주어진 기체의 부피는 기체의 절대온도에 직접 비례한다.
V ∝ T
기체의 질량과 압력의 값에 따라 달리 결정되는 비례상수를 사용하면,
V = 상수 x T 혹은 V = k2 x T
따라서,
V/T = 상수 혹은 V/T = k2
여기에서의 상수는 보일의 법칙에서의 상수와는 다른 값이고, 단위 또한 틀리다. 그리고 이 상수는 기체의 질량이나 압력이 변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는다. 샤를의 법칙의 수학적 형태는 압력이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V/T의 비는 기체의 종류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온도와 부피가 각각 다른 두 경우에 있어서,
V1/T1 = k2 = V2/T2
따라서, V1/T1 = V2/T2
예제 5 일정한 압력에서 0 ℃의 어떤 기체 325 ㎖를 부피가 0.800 L 되도록 가열하였다. 이 때의 온도는? 풀이. 상태 1에서의 온도 (t1) = 0 ℃ → T1 = 273 K, 부피 (V1) = 0.325 L 상태 2에서의 온도 (t2) → T2 = ?, 부피 (V2) = 0.800 L V1/T1 = V2/T2 혹은 T1/V1 = T2/V2 273K/0.325L = T2/0.800L T2 = 672 K, t2 = 672-273 = 399 ℃ |
3. Avogadro의 법칙: 부피와 몰(분자수) 사이의 관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Avogadro는 1811년에 Avogadro 법칙을 내놓았다: 같은 온도와 같은 압력의 조건 아래서 동일한 부피를 갖는 모든 기체는 같은 수의 분자를 가진다. 다른 말로 하면, 주어진 기체의 부피는 일정한 압력과 온도에서, 존재하는 기체 분자 수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V ∝ n
V = 상수 x n 혹은 V = k3 x n
따라서,
V/n = 상수 혹은 V/n = k3
여기서 n은 몰 수를 나타내며, k3는 비례상수이다.
Avogadro의 가설은 서로 반응하는 기체들의 부피를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였다. Gay-Lussac은 반응에 관련된 기체들의 부피가 간단한 자연수의 비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는데, Avogadro는 이것을 가설에 이용하였고, 나중에 이것은 실험에 의한 검증을 거쳐 Avogadro 법칙이 된 것이다.
기체들은 부피에 있어서, 같은 온도와 압력에서, 간단한 자연수의 비율로 결합하거나 반응한다. 생성물이 기체라면, 이것의 부피는 반응물의 부피에 대해 간단한 자연수의 비가 된다. 예를 들어 수소 분자와 질소 분자로부터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 반응을 생각해보자.
같은 온도와 압력에서 기체의 부피는, Avogadro의 법칙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체의 몰 수에 비례하므로 수소분자 대 질소 분자의 부피비는 3:1 이고, 암모니아 분자 대 질소 분자는 2:1, 그리고 암모니아 분자 대 수소 분자는 2:3이 되는 것이다.
같은 온도와 압력에서 같은 부피의 기체들은 같은 몰 수를 가진다는 Avogadro의 법칙은 다른 방법으로 설명될 수도 있다. 산소 기체 1 L의 용기는 같은 온도와 압력에 있는 헬륨, 플루오르, 아르곤 또는 다른 기체 1 L 와 같은 몰 수를 가진다. 실험에 의하면, 기체 1몰은 기체의 종류에 상관없이, 0 ℃, 1 기압에서 22.4 L의 부피를 차지한다. 이 부피를 표준상태에서 1몰이 차지하는 부피라 해서, 표준 몰 부피 (standard molar volume)라 한다.
예제 6 메탄, CH4 (g)을 연소시키면 난방과 조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25 ℃, 760 torr에서 같은 온도와 압력의 메탄 1.0L와 반응하기 위해 필요한 O2 (g)의 부피는 얼마인가? 이 반응의 생성물은 CO2 (g)와 H2O (g) 이다.
풀이. CH4와 O2의 부피 비는 완결된 화학반응식의 계수 비와 같다. CH4 (g) + 2O2 (g) → CO2 (g) + 2 H2O (g) 1 부피 2 부피 1 부피 2 부피 이 반응식으로부터 CH4 1 부피 (1.0 L)는 O2 2 부피 (2.0 L)와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1.0L CH4 × (2.0L O2/1.0L CH4) = 2.0L O2 CH4 1.0 L와 반응하는데 필요한 O2의 부피는 2.0 L 이다. |
4. 이상기체 법칙
지금까지 다루었던 기체의 법칙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보일의 법칙 : V ∝ 1/P (n, T가 일정할 때)
샤를의 법칙 : V ∝ T(n, P가 일정할 때)
아보가드로의 법칙 : V ∝ n(P, T가 일정할 때)
이것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만들기 위해, 위의 3 식을 합하면
V ∝ nT/P = RnT/P
∴ PV = nRT
여기서 R은 비례상수로서, 이상기체상수 혹은 기체상수 (ideal gas constant or gas constant)라 한다. PV = nRT 식은 4개의 변수인 P, V, T 및 n 사이의 관계를 말해주며, 이러한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이상기체상태 방정식이라고 한다. 이상기체는 어느 압력, 부피, 온도에서 그 행동이 완벽하게 이상기체상태 방정식에 의해 묘사되는 가상의 기체를 말한다.
이상기체 분자들 간에는 서로 끌리거나 반발하지도 않으며, 이상기체 분자 자체의 부피는 기체를 담고 있는 용기의 부피에 비해 무시할 만큼 작다고 가정한다. 이상기체와 같은 성질을 갖는 실제기체는 존재하지 않지만, 적당한 온도와 압력 범위 내에서 실제기체는 이상기체처럼 행동한다고 볼 수 있고, 이 경우 이상기체상태 방정식에 의해 기체는 묘사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상기체상태 방정식을 기체와 관련된 많은 문제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체상수 R값은 기체의 몰 부피로부터 계산할 수 있다. 0℃ (273.15 K), 1 기압에서 많은 실제기체들은 이상기체처럼 행동한다. 실험에 의하면, 이러한 조건 아래서 1 몰의 이상기체는 22.414 L의 부피를 차지한다. 0℃ (273.15 K), 1 기압의 조건을 표준 온도와 압력이라 하고, 약자로 STP라 표시한다. 그리고 이 STP에서 1 몰이 차지하는 부피인 22.414 L가 바로 표준 몰 부피이다. 이상기체상태 방정식으로부터 R값을 계산해보면,
R = PV/RT = (1.00atm×22.414L)/(1.00㏖×273.15K) = 0.08206L‧atm/K‧㏖
이것은 압력이 Pa이고, 부피가 ㎤인 SI 단위로 표시될 경우, 다음과 같이 다른 값을 갖는다.
R = 8.314J/K‧㏖
예제 7 SF6는 무색, 무취의 반응성이 없는 기체이다. 이 기체 1.82 몰을 가두고 있는 용기의 부피는 69.5 ℃에서 5.43 L 이다. 이 기체가 나타내는 압력을 atm으로 계산하라.
풀이. n = 1.82 ㏖, T = (69.5 + 273) K, V = 5.43 L
PV = nRT 식으로부터 P = nRT/V = (1.82㏖×0.08206L‧atm/K‧㏖×(69.5+273)K)/5.43L = 9.42atm
예제 8 15 ℃, 0.967 atm에서 어떤 이상기체 0.54 ㏖의 부피는 얼마인가?
풀이. n = 0.54 ㏖, T = (15 + 273) K = 288 K, P = 0.967 atm
PV = nRT 식으로부터 V = nRT/P = (0.54㏖×0.08206L‧atm/K‧㏖×288K)/0.967atm = 13L
예제 9 자동차 엔진의 실린더에 있는 가솔린과 공기의 혼합물은 1.0 atm에서 9.5 atm으로 압축된다. 실린더의 압축되지 않은 부피가 410 ㎖ 라면, 혼합물이 완전히 압축되었을 때의 부피는 몇 ㎖인가?
풀이. 자동차의 실린더 내에서의 압축이므로 혼합물의 양과 온도는 일정하게 된다. 따라서, 압력과 부피 만 변하므로 보일의 법칙을 이용해 문제를 풀 수 있다.
nRT = (PV)initial = (PV)final
Vfinal = (PV)initial/Pfinal = (1.0atm×410㎖)/9.5atm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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